이유 없이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이 지속되는 정신질환인 불안장애는 현재 많은 나라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8년에만 약 70만 명이 불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는 약 53만 명이 불안장애로 병원을 찾았던 2014년과 비교해서 29.4%가 늘어난 수치로 불안장애 환자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불안장애는 흔한 정신질환이다. 매년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8%가 불안장애 증상을 호소한다. 그러나 병원을 찾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37% 정도다.불안장애는 전문가와 함께 세밀한 진단 과정을 거친 후, 세부 진단에 따라 여러 치료법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아직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약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 연구소는 cell reports medicine을 통해 불안장애 환자를 위한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몇몇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이 불안 수치를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라고 알려진 이 물질은 아보카도, 피스타치오, 견과류, 카놀라유 등 다양한 식물성 식품과 곡물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연구진은 “여러 실험을 통해 베타시토스테롤이 진정 효과 등 항우울제 성분인 프로작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쥐 실험에서 베타시토스테롤을 투여받은 쥐들은 기존 항우울제를 복용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체중 증가나 피로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베타시토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불안감이 극적을 줄어들거나, 당장 항우울증 약을 끊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베타시토스테롤이라는 물질이 부작용이 있는 항우울제 복용량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니콜라스 파나요티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베타시토스테롤가 항우울제 약물 복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항우울제 복용으로 인한 원치 않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음식만으로는 충분한 양의 베타시토스테롤을 섭취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충분한 양의 베타시토스테롤을 섭취하려면 아보카도를 밤낮으로 먹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불안을 해소하기보다는 소화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크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