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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자라나는 시한폭탄"...대장 용종, 그냥 둬도 될까?
"대장에서 용종이 나와서 떼어냈다는데 괜찮을까요?"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 후 용종을 제거한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혹시 암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인데, 대부분은 "조직 검사 결과 암은 아닙니다", "깨끗하게 절제되었습니다"라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의 불안은 틀리지 않습니다. 대장 용종은 단순한 '혹'이 아니라, 일부는 수년간 증상 없이 자라다가 어느 순간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용종이 암이 되진 않지만… 위험한 용종은 따로 있습니다
대장 용종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선종성 용종(adenoma)입니다. 대장암의 약 95%가 이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이형성(dysplasia) 소견이 있거나, 융모성 조직학적 형태를 가진 경우에는 대장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이런 위험한 용종조차도 처음에는 통증이나 혈변 같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우연히 받은 건강검진'에서 발견과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만 문제가 아닙니다... 대장 용종의 위험 요인
대장 용종은 단순히 나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50세 이후 발생률이 증가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용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란셋(lancet)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 위주의 식사, 운동 부족, 비만, 흡연, 당뇨, 가족력 등 생활습관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과 같은 유전성 대장암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수십 개의 용종이 한꺼번에 생기며, 젊은 나이부터 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용종이 생긴 위치 역시 중요한데, 우측 대장(오른쪽 결장)에 생긴 용종은 증상이 적고 발견이 늦어져 진단 당시 이미 암으로 진행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떼면 끝?"... '새로운 시작'입니다
대장 용종을 한 번 제거했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이전에 용종이 있었던 사람은 새로운 용종이 다른 부위에 생길 가능성이 높고, 같은 자리에서 재발할 위험도 있습니다. 특히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가 있었거나 이형성이 있었던 경우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13년 내 재검사가 권장됩니다. 실제 국내 연구에서도, 3년 이내 재검을 받은 환자의 20~30%에서 새로운 용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대장암,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입니다. 5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5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되며, 용종을 제거한 이력이 있다면 위험도에 따라 1~3년 간격으로 더 자주 검사가 필요합니다. 대장내시경은 용종을 발견하는 동시에 곧바로 제거할 수 있어, 조기 대장암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적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잡곡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붉은 고기와 가공육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를 과다 섭취할 경우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류했습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대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체지방과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체중 관리, 금연, 절주 역시 용종 발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대장 용종은 '경고등', 결론이 아닙니다
대장 용종은 무서운 질환이 아니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입니다. 진짜 위험한 것은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거나, 불편이 크지 않다고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대장암은 조용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괜찮겠지"가 아니라 "지금이 기회다"라는 생각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