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전화번호

02-2025-7120


Home_ 건강정보_ 건강칼럼

제목

매운 음식 잘 먹는 사람 따로 있다…매운 맛, 건강에는 어떤 영향 끼칠까?

k-음식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매운맛’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는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맵부심(매운 것을 잘 먹는 자부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을 ‘맵잘이’,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맵찔이’라고 부르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그렇다면 맵잘이와 맵찔이는 왜 나눠질까? 정답은 세포 속에 있다. 세포 속에 존재하며 통증을 관할하는 ‘trpv1 수용체’의 개수에 따라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정도가 달라진다. 매운맛은 사실 ‘맛’이 아닌 ‘통증’이기 때문이다. trv1 수용체는 매운맛을 내는 성분에 반응하며, 수용체가 자극되면 통증을 느낀다는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따라서 입속 trpv1 수용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매운맛으로 인한 통증을 많이 느끼고,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것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정도는 trpv1 수용체의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매운맛 의외의 효과, 스트레스 해소·에너지 대사 활성화·항산화 효과 등trpv1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뇌는 통증 신호를 인식하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엔도르핀은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며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호르몬이고, 아드레날린은 주로 운동 시에 분출되는 호르몬으로 신체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지면 체내에서 열이 발생해 체온이 상승해 땀을 배출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칼로리의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다. 대사의 활성화 효과는 지방 분해 작용을 부추겨 체내에 지방 축적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매운맛을 내면서 trpv1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성분으로는 매운맛의 대명사인 캡사이신 외에도 후추의 얼얼함을 담당하는 피페린(piperine), 마늘 알싸한 맛을 만드는 알리신(allicin) 등이 있다. 이 성분들을 적절히 섭취하면 trpv1 수용체 활성화로 얻는 효과 외에 △소화액 분비 촉진 △지방세포 생성 억제 △항산화 효과 및 △항균 효과 등의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건강에도 ‘매운맛’ 보여주네…과다 섭취 시 신체 전반에 악영향건강에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들도 마찬가지다. 매운 음식이 위장에 자극을 줘 위궤양 등 위장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신체 전반에 걸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너무 많이 먹는 경우 암에 취약해질 수 있다. 캡사이신은 맛을 느끼는 감각을 저해하기 때문에 다량 섭취하면 점차 짠맛에 둔감해지고, 모든 음식을 짜게 섭취하게 돼 위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캡사이신은 항암면역세포의 기능도 떨어뜨린다. 한 연구에 의하면 매일 50g의 고추를 먹은 사람들을 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기억력이 56%나 감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억력 감퇴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캡사이신의 매운맛이 신경 자극 반응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권장하는 캡사이신의 일일 허용 섭취량은 체중 1kg당 0.1mg이다. 피페린, 알리신 등의 또 다른 매운맛을 내는 성분도 △피부염 △구내염 △빈혈 △혈소판 응집 저해 △시력저하 등 신체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피페린 함량이 높은 후추의 경우 12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뉴런의 이상을 일으키는 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가 폭발적으로 많아지며 발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은 "매운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위장 및 소화기 자극, 치질, 소화관 출혈, 감염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복통과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변이 보이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아야 하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당분간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피하라"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 외과 전문의)